비중격만곡증, 코막힘 수술 리얼후기

병원광고?  아니다.

It's my story. 

 

<내 CT사진은 아니다. 왼쪽이 비중격이 휘어있는 모습, 오른쪽이 정상적인 모습>

 

언제부터 일까, 내 코가 조금 휘어져 있다는 사실을 안 때는.

본래 좌우로 있는 것들은 완벽하게 대칭이 되지 않고 짝짝이 임을 당연하다 생각해 왔으며 코가 약간 휘어 있다 한들 눈에 띌 정도는 물론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산적은 없다. 감기에 걸리면 왼쪽 콧구멍이 조금 더 잘 막히는 정도.

 

2년전 쯤 수영을 열심히 하면서 경영대회에도 참가하고, 바다수영 대회에도 열심히 참가하면서 열정을 불태울 때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겨울 찾아온 불청객, 비염. 늦은 나이에 비염이 생긴 이유는 생각해보면 수영장(정확히는 수영장 물의 약품들)밖에 없었고, 수영을 통해 오히려 호흡기가 강화되어 원래 비염이 있던 사람도 비염이 호전되는 경우또한 많이 있으나 비염이 생기는 케이스도 분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재수없는 케이스가 나였던 것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수영과 이별.. 전신수트도 팔아버리고 오픈워터와도 작별을 고했다. 그 뒤로 몸관리에 신경을 써서 비염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예전과 달리 원활히 콧구멍으로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특히나 왼쪽 콧구멍은 들날날락 하는 공기양이 오른쪽의 반도 안되는 느낌이 확연했다. 막히기도 일쑤고..

결국 내가 가지고 있던 의학적 지식(의사는 아니지만 한의삽니다..)과 정보수집으로 내린 결론은, 본래 비중격만곡증을 가지고 있어 좁아져 있는 공기통로가 비염이 생김으로서 더 좁아져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 내가 처방을 하여 한약을 먹고, 몸관리를 하면 비염증상은 개선되지만 예전과 같이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결국 코에 칼을 대기로 결심하였다. '비중격만곡증 수술'을 하기로.

 

서울에서 네트워크 한의원 원장들 모임이 있은 후, 삼성동의 병원을 찾았다. 여기도 미리 검색을 통해 결정한 병원. 뭐 이런걸 아주 꼼꼼이 따지는 성격은 아니고 어느정도 검색해보고 큰 병원을 찾았다. 이름은 'GNG 병원'  (병원광고 아니다!)

 

 

실장님이랑 코 증상에 대해 상담을 하고,  각종 검사를 했다. CT, 혈액검사, 폐활량 검사등등. CT결과를 보며 의사선생님과 잠시 상담을 했는데, 비중격만곡증 수술과 비밸브를 넓히는 수술을 같이 하는것이 숨쉬기에 편할것이란다. 내가 코에 대해 뭐 아나. 네 그렇게 하죠 그랬지.

이 병원은 10개층을 모두 사용하는 큰 병원인데, 이비인후과도 있고 성형외과도 같이 있다. 물론 성형외과는 코성형을 전문으로. 실장님이 이왕 수술하니 성형도 살짝 하는것이 어떻냐고 했지만 코 모양에 불만은 별로 없기 때문에 기능적 수술만 하기로 했다. 나의 코부심.. 이때가 5월 중순. 문제는 수술날짜를 바로 잡을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왜냐? 수술을 하면 하루 입원도 해야하고(전신마취 수술이란다..) 코에 뭘 고정시켜 붙이고 며칠간 있어야 하므로. 나도 부산에서 진료를 해야한단 말이다!

그리하여 내 여름휴가 날짜가 그자리에서 정해져버렸다. 8월12일~8월17일로. 마침 15일 광복절(월)도 끼어있어 12일 오전으로 수술시간을 잡았다. 휴가기간 내내 회복을 하고 다시 진료를 하는 것이지..

그렇게 부산에 돌아온 나. 다음날 지앤지병원 실장님에게 문자가 온다. 오마이갓...

지난번 내원했을때 정맥체혈로 피를 뽑아놓고 왔는데, 검사 결과가 가관이다. 간수치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아서 수술을 위해선 이걸 떨어뜨려야 한다는.. 1주일에 5일은 술을 먹고 검사 전날에도 과음을 했기 때문에 미친 영향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충격적인 혈액검사 결과>

 

 

 

 

5월 말, 짬을 내어 아들과 오키나와의 고래상어를 구경하고 온 나는 한국땅을 다시 밟는 순간부터 술을 먹지 않기로 다짐하고 오키나와의 호텔방에서 마지막 맥주를 즐겼다.

 

소식(小食)

운동

그리고 가장 중요한 금주(禁酒).

 

살은 빠르게 빠지기 시작했고, 8월달이 되자 몸무게는 드디어 under 70kg. 5월말의 체중은 79~80kg이었다. 한의원 근처의 내과에서 혈액검사를 위해 피를 뽑아놓고 다음날 다시 내원.

간수치와 콜레스테롤 싹 내려갔다.

중성지방이 아직 좀 높은데 점심을 먹고 그리 오래지 않아 피를 뽑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은 안씀.  

 

8월 11일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전을 해 처가집으로 간다. 드디어 내일 오전이 수술..

병원에 도착하여 입원실을 안내받은 다음, 옷을 갈아입고, 세안을 한다.

전신마취 전 다시한번 용변을 보고 속을 비운다.

드디어 수술실.. 전신마취는 처음 해본다. 조금 떨린다.

 

 

 

 

<수술을 집도해줄 원장님. 나이가 젊어 경험이 적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처음엔 있었지만 기우였다>

 

티비에서 보던거와 같네. 오른손엔 혈압을 재기위한 장치, 왼손엔 혈관에 주사, 호흡기를 입에 대고 크게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번 심호흡을 했을까?

 

상황 종료.

 

수술실에서 일어나는데 소주를 5병 쯤 먹은 기분이다. 술끊어서 술고팠는데 잘됐네. 휠체어에 타고 입원실로 이동한다.

 

입원실은 개인실로 베드, 냉장고, 옷장, 가습기, 세면대가 구비되어 있다. 입원실에 와서 처음 느끼는 것은 아직 술이 덜깬다는 느낌과 갈증. 전날 자정부터 물을 안마셨기 때문에 갈증이 심하고 마취도중에는 기도삽관을 통해 호흡을 했기 때문에 목에 통증도 느껴진다. (특히 침 삼킬 때)

 

 

 

 

 

이제 그야말로 누워서(머리를 높게 하고) 쉴 시간. 시간만이 답입니다.

마침 지금은 2016 리우올림픽 기간. 아~ 너무너무 다행이야~

 

 

 

수술실에 들어간 것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갈증은 나고, 코는 막혀있어서 입으로 숨을 쉴수밖에 없고, 목구멍은 아프고.. 통증은 그리 있지 않은데 목때문에 괴롭습니다.

<그나저나 물은 드시는 거고 죽은 먹는거군요 ㅋㅋ>

 

 

 

 

코 바깥쪽에는 부목(?)처럼 아주 딱딱한 것을 대고, 코 안은 단단한 솜으로 꽉 막혀 있습니다. 아래쪽 거즈는 피와섞인 콧물이 흐르는것을 막는 용도.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아들. 와이프와 아들은 있어도 별로 할것이 없기 때문에 얼른 들어가서 쉬라고 보냈습니다.

 

 

 

 

내일 퇴원하기 전까지 이걸 꽂아놓는다는데 신경 되게 쓰이네..

 

 

 

 

부종을 최소화 하기 위해 냉찜질을 합니다. 코에 직접 하지는 못하고 미간과 광대뼈, 얼굴쪽에 냉찜질.

 

 

<안가져가>

 

 

 

 

입맛이 없어 저녁늦게까지 물과 두유만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다가 배달음식을 시킵니다.

배달음식 드시려면 시키라고 전단지 모음을 간호사쌤이 주시는데 중국집이 90프로.

내 선택은 장어 스페셜

 

 

 

 

물론 코가 꽉 막혀있기 때문에 무슨 맛인지 머리로 상상만 하며 먹습니다.

장어초밥맛을 느끼지는 못하면서 상상하며 먹을날이 있을 줄이야.

 

 

 

 

피섞인 콧물이 조금 흘러 닦아내고 거즈를 교체합니다. 콧구멍이 저렇게 큰게 아니고 안에 뭐가 꽉차 있습니다. 절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와이프는 마치 소같다며 앞으로 돈 많이 벌어오라 합니다. 소도 코에 뭐 꿰는순간 일한다며..

 

이렇게 숨가빴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올림픽을 보다가 새벽에 불을끄고 잠을 청했는데, 목이 너무 따갑고 침이 계속 말라(가습기는 당연히 풀가동 하는데도) 스카치캔디를 입에 물고 잡니다. 비몽사몽간에 조금씩 사탕을 녹이며 침이 마르지 않게 합니다. 다행히 효과가 있음.

 

1부 끝.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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